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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들

자아 고갈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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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6-03 14:08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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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인체에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유혹을 이겨내려면 자기 통제력과 인내력이 필요하다. 아침, 점심, 저녁을 인내하며 버텼지만 결국 밤이 되면 야식으로 무너진다. 인간이 운동을 무한대로 할 수 없는 건 에너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인것처럼, 에너지가 소진되면 인내력에도 한계가 온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자아 고갈 이론이라고 한다.

자아 고갈 이론에는 전제가 따른다. 첫째, 자기 통제력은 한정된 에너지 자원이다. 둘째, 자기 통제력을 사용하면 이 자원은 고갈된다. 세째, 자기 통제를 위한 에너지는 보충되지만 보충되는 속도는 고갈되는 속도보다 느리다. 네째, 자기 통제를 위한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자원의 용량을 확장시킬 수 있다. 마치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어나는 현상과 같다.

2017년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비디오를 틀어주고 A그룹은 영상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글자를 읽지 말라고 주문했고, B그룹은 자유롭게 영상을 감상하도록 했다. 실험이 끝난 후 두 그룹 모두의 혈당을 체크했는데, B그룹에 비해 A그룹의 혈당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무언가를 하는 데도 에너지가 들지만 무언가를 참는 데도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행동 경제학자 다니엘 카노먼은 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옷을 입고 싶다는 유혹이 넘쳐난다. 그런데 그걸 가질만한 돈이 없으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유혹을 참아야 한다. 그렇게 인내의 상황이 수없이 반복되면 유혹을 피하기 위해 내리는 결정때문에 뇌가 많은 수고를 해야 한다. 이런 수고가 반복되면 의지력은 점점 소진된다. 이런 상태를 자아 고갈이라고 한다."

주머니가 얄팍하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먹고싶거나 사고싶다는 욕구를 계속 참게되면 에너지는 모두 소진되고 한계에 부딪힌다. 그렇게 인내심이 바닥나면 결국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빚을 지게 된다. IMF때 경제가 위축되자 정부는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제한을 완화했다. 말이 완화지 사실상 누구라도 쉽게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구세주라도 만난 듯 카드를 긁어대기 시작했고 지불능력이 없었던 사람들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문명화되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소비의 유혹이 없기때문에 빚을 질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그러저러 살아간다. 하지만 이미 잘 발달된 문명의 혜택을 받아본 사람들은 그 혜택이 계속되길 바라고 늘 유혹에 노출된다. TV 광고에선 마치 "넌 이걸 사야돼. 안사고는 못배길거야"라고 말하는 듯 신상이 넘쳐나고, 정부는 금리를 인하해줄테니 집을 사라고 부추긴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빚을 지고,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게 온전히 개인의 잘못일까? 물론 책임지지 못할 빚을 지고 자아 고갈 이론의 전제 중 네번째를 게을리했다는 책임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지고 카드를 쓰도록 동기를 부여한 이 사회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범죄율과 자살률이 높다는 건 국가가 일을 게을리했거나 알면서도 외면했기 때문이다.

자기 통제력과 인내력은 부유하게 자란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 즉 실패와 고난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 강하다고 한다. 어릴때부터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사람은 자기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인내하고 참기보다는 그 즉시 불만을 드러내거나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한다. 비근하지 않은 예로 지난 대선때 있었던 후일담 두어개 소개한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MB아바타라는 프레임을 스스로에게 씌우며 깜깜이 기간에 실버크로스를 허용하는 패착을 만들었다. 안 후보 지지자들은 안캠을 비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사실 이 아이디어는 캠프와 상의한 게 아니라고 한다. 지지율 하락으로 초조해진 안 후보는 자기 통제력과 인내력의 임계점에 다다랐던 게 아닌가 싶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바른정당 의원들은 유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유 후보는 명분있는 패배, 즉 완주하자며 우리가 소수가 되더라도 정의당처럼 가치있는 정치를 하자고 말했다. 이 말에 바른정당 의원들이 대로(大怒)했다고 한다. 그들의 자아는 춥고 배고픈 걸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자아가 고갈되면 견디지 못하고 야식에 무너지고 만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한 윤석열은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시절 모의법정에서 검사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비록 모의법정이었지만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윤 지검장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판결이었다.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사를 지검장으로 임명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윤 지검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5.18 기념식에서 피해자 가족이 흘리는 눈물에 같이 울어주고 안아주는 게 진짜 사람의 모습이다. 권위주의 타파와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고, 전작권을 회수하고, 동아시아의 지도자로 거듭나는 대통령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더 나아가 신냉전시대를 종식시키고 세계 평화를 주도하는 역사적인 인물로 기록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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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들

자꾸 죽는 MS 인터넷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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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5-24 16:10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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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S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 네이버를 접속하면 자꾸 브라우저가 죽거나 멈추는 현상이 생긴다.

나만 그런가?..

접속만 하면 죽는 IE 때문에 짜증이 폭발... 그래서 구글의 크롬에서 네이버가 바로 열리게 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인 ChromeNaver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사용 중...

 

Microsoft 조차 포기한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대세다.

윈도우를 설치만 하면 깔리는 브라우저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아무리 무료로 끼워 주는

프로그램이라 해도 인터넷익스플로러는 버전이 계속 업그레이드 됐음에도 성능이 기대치에

미친다.

다소 수고롭긴 하지만 다른 부라우저들을 사용해 보면 MS 인터넷익스플로러가 브라우저로서

얼마나 느리고 덩치에 비해서 효율적이지 못한 프로그램인지 알게 된다.

다른 브라우저의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는 구글크롬으로 아무 사이트나 열어서 로딩을 해보면

html 소스를 ​읽어서 표시하는 속도가 확연히 비교가 된다.

그러나 그래도 어쩔 수 없이 MS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우리 인터넷 환경에서는

피할 수 없는지라 IE 종속적인 상황인데... 그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더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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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Fun

원더우먼에 대한 아련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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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5-07 14:16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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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년대에 소년기를 지낸 사람들에게 원더우먼(주연:린다 카터)은 여전히 가슴이 설레는 캐릭터다.

누군가에겐 가슴을 설레게 하는 추억인 어린시절의 원더우먼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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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좋은 웹 사이트 개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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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5-07 13:57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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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누가 갑자기 웹 개발에 대한 내 생각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순간 머릿속 이 생각 저 생각이 한꺼번에 뒤섞이고 순서 없이 내뱉어지면서, 전달이 제대로 안 되었던 아쉬운 경험이 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그동안 여러 사람의 얘기와 글을 통해서 동감했던 내 생각을 정리해 본다.

웹 개발을 얘기할 땐, 가장 먼저 웹의 태생과 디지털 웹 미디어의 소비 패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웹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손쉽게 정보를 소통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태어났다. 이것은 결국, 정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사이트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원래 목적이 이미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현 상황을 살펴보면, 수많은 종류의 웹 클라이언트(웹 브라우저)들과 언제 어디서든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장비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특이한 상황마다 적절한 대처를 고려한 UI 개발이라면 처음 시작 단계부터 웹 페이지에 담긴 정보를 충실하게 골고루 전달해 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웹 개발은 과거 웹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출판 인쇄물 개발과 약간 다른 성격을 띠는데, 이 점을 간과하면 큰 실수를 범하기 쉽다. 물론 공통으로 닮은 점도 있다. 예를 들어, 독자가 책을 선택하고 읽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그 책에 담긴 내용을 흡수하려는 목적이 제일 클 것이다. 물론 읽기 편하게 배치된 문단과 고운 활자 개발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보를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말이다. 이처럼, 개발의 핵심은 바로 원활한 내용 전달에 있다.

여기서 웹만이 지닌 차이점이라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들에 내장된 클라이언트들은 각자의 다른 정보 해석 방식과 표시 유형이 서로 달라서, 그만큼 개발자가 손보고 신경 쓸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웹은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도 더 동적이지 않은가?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UI 개발자들의 세심함과 배려 그리고 창의성을 잃지 않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고, 또 이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되는 이유이다. 덩달아, 가까운 미래의 웹은 과거와 달리 HTML5를 비롯한 흥미진진한 웹 표준 기술들의 등장과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개발자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훌륭한 밑바탕이 마련되고 있다.

난 잘 만들어진 웹을 우리나라 한옥에 비유하고 싶다. 한옥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주위의 환경과 조화를 이뤄, 바깥 드넓은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단단한 구조물이다. 이처럼, 좋은 웹 개발도 단지 겉으로만 보이는 두꺼운 포장이 아닌, 정보 소통을 원활하게 연결해주는 하나의 잘 짜인 틀이라 생각한다.

맺는 말로, Jeffrey Zeldman씨의 좋은 웹 디자인과 개발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Good design is invisible.

Good web design is about the character of the content, not the character of the designer.

그래서, 티 나지 않게 다가가 자연스레 스며드는 사이트의 모습이 정녕 멋진 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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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들

19대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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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5-06 13:07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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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새로운 리더를 선거하는 기회, 나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진 한표를 찍었다.
이번에는 사표가 안되길...
부디 큰 도량을 지닌 통치를 하길...
소통을 못하는 답답함이 없길...
이런 소망을 찍었다.

...

나선 후보들이 모두 자기가 되면 모든 것이 다 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이 무슨 전지전능한 神도 아니고,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고 투표를 했지만 그가 당선 되더라도
우리가 구세주를 뽑은 게 아닌 이상 일상사에서의 난관과 피로를 헤쳐나가는 건 개개인의 몫이다...

다만, 현실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희망이 보인다면,
그래서 세상이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가다가 결국 모두
난파하게 될 것 같은 절망의 부피가 작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면 좋겠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선택은 대박 성공일텐데,
이것도 그리 소박한 바램이 아니라는 게 현실이다...

...

어쩌면 TV에 나오는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올 때와 같은 그런 흐믓함 밖엔 느껴지는 게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저 무난함인데
임기내내 존재감이 있으면서 무난하게 지나기만을 바란다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고 가지는 너무 값싼 기대일는지...
그러나 대통령이 국민에게 존재감을 권력자의 그런 것이 아닌 국민과 잘 통한다는 존재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진짜 잘 선택한 선거라면 오늘의 선거는 정녕 기특한 기억으로 남을 거다...

...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으면 최소한의 사명감은 있을터...
그 초심만 잘 유지할 줄 아는 사람이 이번에는 꼭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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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나의 옛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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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덕명 작성일2017-05-06 16:17     댓글보기·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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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손덕명(주식회사 윌시스템 대표)

 

 

   내가 장봉을 떠나 온지도 20년이란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장봉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을 하면서 떠나온 20, 그 세월의 길이만큼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장봉혜림원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나는 그저 부모님의 걱정덩어리일 뿐인 장애인 자식이었기에 생을 의탁할 곳이 필요했던 처지였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는 죄인 같아서 밖에 내놓기 보단 꼭꼭 숨기고 부끄러워했던 터라 학교도 다니지 않고 집안에서 스무 살이 되도록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섬에 좋은 시설이 있다는 소개를 받은 부모님이 나를 장봉으로 보내셨다. 그랬는데 쫓겨났다. 당시 임성만 원장님께서 이 친구는 지적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시설에 들어 올 대상이 아닌데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하시면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천덕꾸러기일 수밖에 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그 때 막 나오기 시작한 개인용 컴퓨터(PC)를 사달라고 졸라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이란 것도 없었고 디스켓이라는 자기기록 매체를 수시로 넣고 빼고 하면서 다루어야 하는 16비트 컴퓨터는 사실 프로그래밍을 해보는 용도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지만 그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이것저것 해보느라 낮밤이 없었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컴퓨터가 있기 이전에는 책을 보거나 TV, 라디오 이런 것들이 혼자 있는 나에게 벗이었지만 내가 어떤 명령을 내리면 무엇이든 반응을 하는 컴퓨터와 온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 서로 리액션을 해주는 친구 하나 없었던 나에겐 어쩌면 당연한 몰입이었지 싶다.

  그렇게 반응형 장난감(?)과 친구를 삼아 지내다가 컴퓨터로 쓴 편지를 출력해서 임성만 원장님께 안부인사를 보냈는데 그걸 보시고는 장애인으로서의 입소는 자격이 안되지만 직원으로 오는 것은 어떠냐고 원내 업무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라시며 직원으로 채용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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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후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껏 혼자 책으로, TV라디오로, 신문으로만 대하고 이해하던 세상이 나에게 다가왔다. 아니 내가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즐겁고 좋은 일상들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이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여행도 동료직원들과 출장삼아서 여기저기 다녀보고 비행기도 타보는 그 촌스러운(?) 경험을 비로소 누리는 평범한 생을 나도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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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 전이었으니 젊음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나의 장애를 특별하게 보지 않는 예쁜(마음만^^) 여인을 만나고 그녀와 썸을 타고 더러 밀당도 하다가 결국 결혼이란 걸 했다. 결혼과 함께 장봉을 떠나 더 큰 세상에서 뭔가 이루어보겠다고 바둥거리면서 지낸게 어느새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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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봉을 떠난 20년 동안 아들 딸 아이들도 생기고 대학도 다녔고 전공을 살려 IT전문 기업을 설립해서 주식회사의 CEO가 되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라 하면 뭔가 되게 그럴 듯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사실은 몸고생 맘고생 오만가지 고민들을 잔뜩 지니고 사는 무거운 어깨의 주인공일 따름이다. 문득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장봉에서 보낸 청춘의 추억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그 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지하면서...

  한 여자의 남편, 두 아이의 아빠, 매달 직원들 급여를 챙겨야 하는 사장이라는 역할들로 나의 일상들은 여느 사람들의 그것과 다를 게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비장애인과 조금은 다르게 비용 아닌 비용을 치르며 살아야 하는 부분은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해 차별적인 시선들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요즘은 SNS상에서 장애인에 대한 모욕을 노골적으로 해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또한 내가 하는 일을 모르는 사람들은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먹고 살고 있는 줄 알고 매달 얼마씩 나오냐?”고 묻거나 집사람이 버는 돈으로 사는 줄 알기도 한다.

  국가에서 주는 기초생활 급여가 아닌 순전히 내가 내 힘으로 벌어서 먹고 사느라 어쩌면 그냥 장애인으로 살았더라면 쉬웠을 지도 모를 삶을 공연히 더 힘들게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스스로 자조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세상으로 나온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장애인 기업가가 아닌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

 

▲ ㈜윌시스템의 손덕명 대표님은 장봉혜림원에서 전산관리를 담당하였던 직원이셨습니다. 지금 우리원 종합정보시스템의 모태인 월숙이라는 후원자원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사회복지 시설 업무의 전산화를 위한 많은 기여를 해주셨습니다. 이후 한남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뒤 벤처기업에서 근무하시다 2006년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홈페이지·인트라넷서비스 등을 개발·공급하는 윌시스템을 설립하였으며, 현재 장봉혜림원을 비롯한 많은 사회복지시설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장봉혜림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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